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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1 상반기 회고(1) - 인턴의 시작

by devohda 2021. 7. 9.

 어제 원티드에서 하는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었다: 웹 개발자] 발표를 들었다. 거기서 어떤 프론트 개발자 분이 자신이 성장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 꿀팁을 알려주겠다고 하셨는데 그게 바로 '회고' 라고 하셨다. 매 학기 열심히 살았지만 그에 대한 성찰과 회고를 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엔 왜인지 너무 인색했던 것 같다. 이번 학기도 인턴 생활하느라고 뼈빠지게 고생했는데 기록을 안 해놓으면 머릿속에서 사라질 것 같아 지금이라도 부랴부랴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멋있게 쓰고 싶어서 미루고 미뤄왔는데 그냥 내 식대로 일기라도 써야겠다.

 

 그 당시에 나는 정체되어 있다고 느꼈다. 2020년도에 처음 웹 공부를 시작하고는 동아리 활동도 하고 팀 프로젝트 수업 두 번에 학과 사물함 서비스 개발 대회, 교내 해커톤 대회 참여까지 1년 동안 웹 공부를 그래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다. 근데 막상 결과물을 비교해보니 그런 것 같지 않았다. 자바스크립트를 잘 다루지도 못 하고 백엔드 지식도 많이 없고 그냥 퍼블리싱 조금 할 줄 아는(?) 자바스크립트 어린이.. 자린이 정도 였다. '난 분명히 열심히 했는데 왜 아직도 이만큼밖에 성장하지 못했을까',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고 불안했다. 비전공자도 나보다 잘하는 것 같고 같이 시작했던 동료들이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진로를 이 길로 정해야 하는지도 의구심이 들었다.

 

 나랑 공부를 하거나 같이 무언가 일을 해본 사람들, 혹은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많이들 이렇게 말해준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조금은 쉬면서 해'
'너 진짜 열심히 한다'
'어떻게 그렇게 사니, 대단하다'
'고마워, 네 덕분에~'

 

이런 나의 노력에 대한 칭찬들을 참 많이 해준다. 참 감사하고 나에게 힘이 되는 말들이다. 이 말들이 나한테 큰 힘이 되고 내가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을 더 많이 해서 힘든 것보다 그냥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멋진 결과물을 내는 것이 좋다. 좋은 결과를 냈을 때 행복해하고 고마워하는 동료들과 내가 가진 지식으로 남을 도울 수 있을 때 정말 행복하다. 이것이 내가 공부하는 목적이고 삶의 모토다. 이 목적을 이루려면 능력있는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뭐든 뚝딱 만드는, 많이 아는 멋진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데 열심히만 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았다. 뭔가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너무 꼼꼼한 탓에 혼자 개발 공부를 하니 개발 10분에 이론 공부 2시간을 할애하고, 금방 지치고 재미도 없었다. 개발자는 개발이 재밌어야 한다는데 나는 부담과 두려움에 오히려 성장속도만 늦어지고 흥미는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서론이 길었다. 열심히는 하는데 성장세가 더디고 더이상 개발이 재밌지 않았다. 그래서 겨울방학 교내 해커톤이 끝난 다음엔 그냥 빈둥빈둥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돈이나 벌어야겠다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중에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에 올라온 아르바이트 공고를 발견했다. javascript, ajax, 약간의 웹 지식이 있는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이였다. 보자마자 적혀있는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돈도 벌면서 웹 공부도 하고 빈둥거리는 몸뚱이도 생산성있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10분도 고민 안하고 바로 지원했는데 그 날 오후인가 당장 그 주 주말부터 나와달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다. 이게 인턴의 첫 시작이였다.

 

 써보니 생각보다 더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던 인턴이었다. 지쳐있을 때 뭐라도 하려고 했던 점이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이 든다. 나의 경우엔 대기업은 커녕 중소기업 인턴에 지원할 실력도 안 됐었다. 애초에 흥미도 없었다. 그치만 내가 한 것 한 가지는 '열심히 살기' 였다. 재미가 없으면 의무로라도 성장을 위해 페달을 굴려야 한다. 지쳐서 아무 것도 하기 싫었을 때 마냥 쉬지 않고 또 다시 할 것을 찾았던 건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면 호구가 되는 것 같을 때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나에게 기회가 온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열심히 산 덕분에 인턴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뭐든 도전하고 해보다 보면 기회가 온다. 앞으로도 뭐든 도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음 번엔 인턴 생활에 대한 얘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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